In Spotlight2025-12-12

ISEL ARTIST – 포토그래퍼 SOO

채도 높은 불안, 그 우아한 균열: 아티스트 Sooh Lee

SOO 작가 노트 소개 / 포트폴리오 보러가기

시각적 쾌감을 자극하는 고채도의 컬러, 레트로한 질감, 그리고 그 이면에 도사린 서늘한 긴장감. 아이셀코옵이 만난 아티스트 Soo의 작업은 가장 화려한 방식으로 가장 은밀한 불안을 이야기한다. 포르노, 보디빌더, 총(Gun) 같은 파격적인 오브제를 통해 ‘보이는 것’과 ‘실제 느껴지는 것’ 사이의 간극을 탐구하는 그녀의 시선. 그 감각적인 균열에 대하여.

Q1. 당신의 작업은 시각적으로는 팝(Pop)하고 화려하지만, 그 기저에는 ‘불안’이라는 어두운 정서가 흐릅니다. 감정의 어둠을 이토록 높은 채도로 ‘스타일링’한 심리적 이유는 무엇인가요?

Soo: 현대인들에게 ‘불안’은 감추거나 왜곡해야 할 대상입니다. 저 역시 그 감정의 어둠을 묵직한 톤으로 그리는 대신, 역설적으로 밝고 채도 높은 컬러를 입혔습니다. 이는 시각적인 즐거움과 내면의 긴장감이 충돌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노린 것입니다. 불안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더 화려하게 드러낼 때, 비로소 ‘보이는 것’과 ‘실제’ 사이의 아이러니한 간극이 선명해지니까요.

Q2. <보디빌더> 시리즈 속 인물들은 마치 고전 조각상처럼 박제된 느낌을 줍니다.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이 시대에, 극도로 육체적인 피사체를 통해 말하고 싶은 ‘인간의 룩(Look)’은 무엇이었나요?

Soo: 저는 근육 그 자체가 아니라, 그들이 취하는 ‘포즈’가 가진 상징성에 주목했습니다. 그것은 인간이 자신의 육체적 힘을 절대적으로 믿었던 시절의 ‘신념의 형태’입니다. AI와 데이터가 지배하는 지금, 육체로 존재를 증명하려던 20세기의 태도는 일견 시대착오적이거나 공허한 ‘잔향’처럼 느껴지죠. 저는 그 텅 빈 의미, 힘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인간 존재의 기묘한 긴장감을 포착하고 싶었습니다.

코펜하겐에 있는 사격장에서 관리자가 사진에 총을 쏘는 모습.

Q3. <코펜하겐, 총> 프로젝트는 “코펜하겐에 가서 총을 봐라”라는 아주 비이성적인 문장에서 시작됐다고 들었습니다. 이 충동적인 명령을 따르는 과정은 어떤 심리적 해방감을 주었나요?

Soo: 그 문장은 논리나 맥락 없이, 마치 잠재의식의 오류처럼 튀어나왔습니다. 아시아 여성으로서 저는 사회가 규정한 ‘안전한 상상’의 범위 안에서 통제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이 비합리적인 명령에 몸을 맡기는 순간, 논리의 통제는 사라지고 감각만이 남더군요. 그것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내 안의 금기와 한계를 스스로 허무는 가장 감각적인 실험이었습니다.

Q4. 매끈한 사진의 표면에 총을 쏘아 구멍을 낸다는 행위. 뷰티나 패션에서의 ‘완벽한 표면’을 거부하는 파괴적 제스처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작가님은 이를 ‘창(Window)’이라 부릅니다.

Soo: 사진이 현실을 매끄럽게 코팅한 표면이라면, 총알이 만든 구멍은 그 표면을 깨뜨리는 물리적 균열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파괴적이지만, 저는 그 작은 구멍들이 현실 너머의 차원을 엿볼 수 있는 ‘섬세한 창’이 되길 바랐습니다. 완벽하게 마감된 표면에서는 볼 수 없는 가능성을, 그 거친 틈을 통해서만 비로소 마주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Q5. 결국 당신의 작업은 사회적 금기를 건드리지만, 그 태도는 소란스럽기보다 은밀하고 세련됐습니다. 아이셀코옵의 독자들에게 이 ‘조용한 저항’이 어떤 영감이 되길 바라나요?

Sooh: 사회는 우리에게 “파괴적이지 말라”, “자극하지 말라”며 조용히 있을 것을 요구합니다. 제 작업은 겉으로는 그 질서에 순응하는 듯하지만, 속으로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조용한 거부’입니다. 거창한 구호를 외치지 않아도 좋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주어진 한계 안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른 차원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시각적 경험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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